인체 해부 생리학은 보건, 의학분야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학문이다. 훌륭한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그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 학문도 기초가 부실하면 그 분야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해부학과 생리학은 최근에 그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진 학문 중의 하나이다. 과거의 해부생리학은 항상 변함없는 고전적인 지식을 나열했지만, 현재에는 다른 분야의 학문과 결합하여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수많은 별 가운데 생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증명된 별은 오직 지구밖에 없다. 따라서 생물이라고 하면 지구상의 생물을 말한다. 생물의 종류는 매우 많지만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은 동일한 원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해부학과 생리학은 동일하게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이면서 의학의 기초가 된다.
해부학은 라틴어로 ’ana tome’라고 하는 데 ‘ana’는 up 혹은 analysis, ‘tome’은 cutting 혹은 dissection의 뜻을 내포하고 있는 말로, 예전의 학자들이 인체 구조를 알기 위해 시체를 자르던 데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인체 해부학은 인체의 구조와 형태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생리학은 라틴어 ‘physio logia’에서 유래된 말로 ‘physio’ 란 nature, ‘logia’는 science란 뜻이다. 그러므로 생리학은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매우 광범위하여 미생물, 세포, 식물, 동물, 인체 생리학 등의 여러 분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인체생리학이란 인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과정, 활동 및 현상을 대상으로 하여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생리학자 Fenn교수는 “생리학은 해부학에 시간을 더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생리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해부학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고, 해부학의 경우에도 생리학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이 두 학문은 원칙적으로 하나로 통합되어야만 인체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보겠으며, 이 둘 사이에 뚜렷한 경계선을 그을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해부학에서는 구조를, 생리학에서는 기능을 주로 다룬다.
먼저 이 두 가지를 정확히 적용하기 위해서는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구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우선 생물의 특성에 관해 설명하면, 생물은 대사(metabolism) 과정을 가진다. 생물은 주위 환경으로부터 물질을 얻어 체내에서 이것을 분해 또는 합성의 여러 과정을 거친 후, 이때 생성되는 물질 중 이부를 영양소 또는 에너지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체외로 내보내고 있는데 이를 대사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물질과 에너지 대사가 있더라도 생물 개체로서는 그가 간직하는 물질의 양 및 에너지양을 거의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적평형, 다시 말하면 ‘항정상태’를 이루고 있다.
두 번째는 성장 한다는 것이다. 대사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의 일부는 생물체 구성요소로 쓰이며, 그 결과로써 생물체의 부피와 무게가 커진다.
세 번째는 생식한다. 생물은 자기와 꼭 같은 생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개체수를 증가시키려는 경향을 가진다.
네 번째는 적응이다. 주위 환경의 변동에 대응해서 형태 및 기능을 조정하여 대처한다. 오랜 시일을 거쳐서 일어나는 적응으로서는 진화도 그 하나이며, 한 개체에서는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환경변화에 대해 반응을 하게 되는 피자극성 또는 흥분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생물은 개체의 생존이나 번식에 유리한 상태를 갖게 된다.
마지막은 유기적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물체는 그 생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이 상호 의존과 상호작용의 관계를 맺고 있다. 즉 지배와 피지배 및 조절과 협동 등이 있음으로써 그 구성이 매우 복잡해도 각 부분이 잘 통합되어서 하나의 통일된 개체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생물을 다른 말로는 “유기체”라고도 부른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생물과 무생물 사이엔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경계 영역에서는 분명한 구별을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즉 바이러스같이 생물인지 무생물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바이러스 단백질이 생물체의 기원의 첫 단계라는 견해가 있다. 즉 바이러스 단백질은 생물과 무생물의 이행 점의 위치하는 물질로 생물체의 기본을 이루는 세포 진화의 바로 앞 단계라고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바이러스는 세포가 퇴화한 결과 생겼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바이러스는 단독으로는 살 수 없고 반드시 살아있는 세포 속에서만 살고 번식한다. 시험관 속에 있는 바이러스 단백질은 죽은 것이지만 살아 있는 세포와 접촉하면 다시 생명을 얻게 되므로 하나의 기생체라는 것이다.
기생체가 진화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관이 퇴화하는 것은 널리 인정된 사실이다. 회충은 소화기관이 없는데 그것은 숙주가 음식물을 소화한 후 그 소화된 물질 속에서 살게 되므로 소화기관이 퇴화한 것이다. 기생체는 감각기관이 없는 것이 많은데 , 음식물이나 적을 알아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아마도 기생성 퇴화가 극단적으로 일어난 결과이며, 소화, 운동 감각기능뿐만 아니라 세포의 구조까지도 철저하게 퇴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상 두 학설 중 어는 것이 옳은지는 더 발달한 학문으로 밝혀질 것이다. 생물에 대한 과학은 궁극적으로 모든 생물 현상을 물리학적 화학적 현상에 귀착되도록 연구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다.